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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추천 사유

저자 정민 교수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 옌칭연구소에 방문학자로 1년간 머물렀다. 옌칭도서관에서 고서들을 연구하며 떠오른 이런저런 단상들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미국 도서관의 열람실에서 책을 넘기다가 발견한 작은 사물, 표시, 내용들이 이야기 거리다. 책갈피에 눌린 채 붙어 있는 청나라 때 모기를 발견하고는 다산 선생의 「모기를 증오함」이란 시를 떠올리는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재미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장서인에 대한 비교나 고서 속 은행잎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예로부터 책벌레들은 메모광이기도 했다. 책 속에 꽂혀 있는 메모지나 책의 여백에 적어놓은 메모에서 과거 책 소유자의 깨달음, 통찰, 학술적 맥락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냥 두면 지워질 것들이 기록과 만나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간결한 글과 쉬운 번역, 이해를 돕는 사진은 고서와 옛글이라는 버거울 수 있는 소재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